잡초인가 유용식물인가?
몇 일전 영국 쉐필드 보타닉 가든Sheffield Botanic Garden에 자원봉사를 갔다. 오늘의 임무는 화단에 잡초제거 이었다. 길고 긴 영국의 겨울을 지내고 많은 식물들이 화단에 새싹을 돋고 있었다. 그 중에서 유난히도 단아하면서도 티나지 않게 아름다운 식물이 있었다.
그 이름모를 잡초를 들고 옆에 볼룬티어들에게 물어보니'포겟미낫Forget-me-not' 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 꽃에 대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에 어떤 병사가 전쟁터로 가면서 사랑하는 애인에게 이 꽃을 꺽어 주면서 'For-get-me-not(나를 잊지 말아 주오)' 라고 하고 갔는데 지금도 돌아 오고 있지 않고 있다"나?
집에 와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물망초' 이었다. 물망초는 영어로는 학명은 Myosotis sylvatica, 영어로는 Forget-me-not(날 잊지 말아 주오) 이며 50여종이 있고, 원산지는 아시아와 유럽이다. 키는 20~30cm 정도라고 한다.
<물망초군락(학명은 Myosotis scorpioides, 영어로는 Forget me not(날 잊지 말아 주오)>
이 식물이 물망초라고 하니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던 최병래선생님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지금도 기억나는 이야기 줄거리는 '처녀 총각이 데이트를 하는데 처녀가 절벽 낭떠러지에 이쁜꽃을 갖고 싶다고 하여 총각이 그 꽃을 따러 가다가 그만 실족하여 영영 돌아 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는데 그 때 남긴 한 마디가 '날 잊지 말아주오 Forget me not! 이었고, 그 순간 물망초가 그 낭떠러지에 만개하였다'는 슬프디 슬픈 이야기이다.
오늘 볼룬티어에게서 들은 이야기와는 다르지만 인터넷에는 물망초에 대한 또 다른 많은 슬픈 이야기가 있었다.
각설하고,
오늘 제초하는 화단에는 물망초가 많았다.
땅이 단단하게 굳어서 호미로는 잡초를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포크로 땅을 판 다음 흙을 털어 가면서 잡초를 제거하여야 하였다. 몇 일 전에 비가 왔는데도 금새 땅이 돌덩어리처럼 굳는 이유는 토양이 점토와 미사가 많아서 마치 벽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진다.
물망초는 일년초 또는 다년초로서 번성력이 높아서 빈땅에서 빨리 자라서 피도가 높아 다른 초화류의 종자발아나 생장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정원이나 식물원의 화단에서 제초하는 것이다.
<내가 제초한 가엾은 물망초 ---이 물망초가 Forget-me-not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안스럽다>
반면, 어떤 정원에서는 원예식물로 귀하게 재배하는 곳도 있다. 물망초는 다른 식물이 있는 곳으로 잘 뻗어나가 다른 식물을 피압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뿌리 확장을 방지하기 위하여 칸막이를 하여 그룹핑식재를 한다. 나는 제초를 하다가 일부분의 물망초가 다른 화초들과 잘 어우러져 있어서 마치 인위적으로 식재한 것 처럼 남겨두었다. 옆에 있는 볼룬티어들이 'Good idea'라고 한다. 다음주 수요일에 이 부분이 어떻게 변해 있는지를 보아야 겠다.
<화단에 피어난 물망초를 잡초로 제거하여야 하지만 일부분은 그룹핑 식재한 것 처럼 그냥 놔두기로 하였다>